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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통은 규제산업 아닌 일자리산업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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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의 대명사 월마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도 최근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하고 있다. 총체적 디지털 전략으로 규제 없는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 픽업센터로 활용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옴니(Omni) 채널 전략을 마음껏 펼쳤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영 환경에 봉착한 가운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실적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다시 이전과 같이 오프라인 유통이 지배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것 같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유통산업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무더기로 계류 중이다. 복합쇼핑몰 등 영업규제 대상 확대, 규제 존속기간 폐지, 인가 절차 강화, 거리제한 강화 등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유통 규제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유통 규제가 현재 필요하며, 실제적인 효과는 있을 것인가.

현재 유통 환경을 살펴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 폭증으로 전체 소매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이로 인해 향후 오프라인 유통의 붕괴가 일어날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각국의 진흥책을 발판 삼아 경쟁력을 키워 자국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유통의 해외 진출이 활발했다면, 지금은 온라인 유통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우리 기업들은 최근 국내 시장 수성도 힘들어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쇼핑은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면세점,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은 해외 관광객의 쇼핑, 관광 및 문화체험의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규제효과를 살펴보면 먼저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 방문을 기대했으나 소비자들은 온라인, 슈퍼마켓을 이용하거나 쇼핑을 연기했고, 대형점포와 인접한 전통시장은 오히려 마트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방문자가 많았다고 한다.

유통업은 생산·고용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큰 산업인데, 대형 유통의 진입규제 강화는 고용기회 상실로 이어져 최근 심화되는 고용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복합쇼핑몰은 자체 고용 외에도 주변 상권 고용을 증가시키고, 대형마트 입점 지역은 고용 순증 효과가 있다.

사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어려움 증가는 고객 요구 변화, 국경 없는 온라인 쇼핑 확장, 높은 자영업자 비율, 유통 대기업 성장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는 `소상공인 어려움=유통 대기업 성장` 프레임만으로 접근하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의 해법으로 유통 대기업에 출점과 영업규제만을 주문하고 있다.

해외 유통업체들의 글로벌 지배력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시장의 발전이 저해될 경우 내국인의 해외 소비 증가 및 유커의 방한 감소 등으로 내수의 추가적 위축까지 우려된다. 유통 대기업의 규제 강화는 결국 국민과 소비자 편익으로 귀결돼 국민들의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리며, 대기업 유통채널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중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함을 기억해야 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