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 선생의 1971년 작품 ‘우주’가 132억원에 낙찰됐다. 60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는데 10분간 가격 경쟁을 벌인 결과이다. 현재까지 국내 작가의 미술품으로는 경매 최고가 기록이라고 한다. 유명세와 무관하게 미술품은 ‘유일성’이 특성이므로 공급 독점적이다. 경매는 수요자가 다수라면 최고가 경쟁을 통해 낙찰 및 계약 가격을 인상시킨다.
건설 공사입찰에서는 최저가 경쟁방식이 우선적이다. 건설 공사는 수요 독점적이므로 건설 공급자인 다수의 건설업체가 저가 경쟁을 한다. 적격심사낙찰제이든 종합심사낙찰제이든 공사수행 능력이나 사회적 책임 항목에 변별력이 미미하므로 최저가 입찰업체가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제안 또는 대안 낙찰제에서도 설계점수를 중요하게 반영하지만 최저가 입찰이 승부수가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쟁입찰에서 최저가 경쟁 룰이 참여업체에게 가혹하기는 하지만 불공정하다거나 부당하다고 항변할 수는 없다. 실적경쟁이든 유자격자명부경쟁이든 PQ경쟁이든 지역제한경쟁이든, 경쟁입찰 방식에서 가격은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평가지표이다. 관건은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되고 계약된 가격으로 계약 내용을 실효적으로 이행할 수 있느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적 분업과 물류체계가 원활하지 못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철강,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나 일반 소비자 물가의 변동성이 크면 건설업체의 사업 리스크는 커진다. 계약에 반영된 물가가 이행 단계에서 하락한다면 건설업체의 수익이 증대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손실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물가 변동 반영 사항이 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 설령 업체가 손실을 겪더라도 부당하달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생산체계에서 업체의 귀책사유가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해 사업 리스크가 증대돼 업체가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면 발주자와 도급자의 리스크 분담 협조가 필요하다.

공공공사의 경우에는 사업 수행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효과성과 공익성도 필수적 이다. 발주기관은 계약 시점에 비해 물가 상승이나 환경규제 강화와 같은 외부 경제환경의 변화로 사후적으로는 예산 절감의 효율적 사업 수행을 실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사업의 수행 목적이 시설물의 사회경제적 기능과 효과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임을 고려하면 달리 판단할 수도 있다. 도급자의 손실을 유발시키는 계약 이행의 효율성이 사회경제적 가치와 효과를 높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가 연동 계약을 체결하고 하도급 대금을 인상한 경우 벌점을 경감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0월4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건설 공사 대금의 물가 연동은 오래된 숙제이다. 건설산업에만 공공사업 계약에 특혜를 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건설산업의 중층 원하도급 생산체계와 최저가 경쟁방식을 연계해 고려하면 적확한 처방책이 필요하다. 원도급자의 물가 상승 부담은 최저가 경쟁에 의한 하도급 계약에 전가될 수 있고, 하도급자의 불가항력적인 물가 상승의 부담률은 발주자의 계약 금액에 대비하면 물가 상승률 그 자체보다 증폭될 수밖에 없다.
불가피한 외부 경제 환경의 변동성은 원도급 공사대금에 연동돼야 하도급 대금 지급에도 연동될 수 있다. 하도급 계약 당사자는 발주자가 아닌 원도급자와 하도급자이지만 발주자의 공사 원가 조정 없이 원도급자만이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최저가 입찰경쟁은 낙찰자 선정이 단순명료하고 비용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입찰 참여 주체의 대응 역량이 미비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유발된다면 최저가 경쟁은 심대한 역효과를 파급시킬 수 있다. 외부 환경의 변동성이 사업 참여자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면 발주자가 사회적 가치화 효과를 고려한 공공공사 대금의 연동성을 높이는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한 예산 지출은 합리적이지만, 산업을 약화시키는 예산 절감은 본말이 전도됐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 대한전문걸설신문
2019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 선생의 1971년 작품 ‘우주’가 132억원에 낙찰됐다. 60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는데 10분간 가격 경쟁을 벌인 결과이다. 현재까지 국내 작가의 미술품으로는 경매 최고가 기록이라고 한다. 유명세와 무관하게 미술품은 ‘유일성’이 특성이므로 공급 독점적이다. 경매는 수요자가 다수라면 최고가 경쟁을 통해 낙찰 및 계약 가격을 인상시킨다.
건설 공사입찰에서는 최저가 경쟁방식이 우선적이다. 건설 공사는 수요 독점적이므로 건설 공급자인 다수의 건설업체가 저가 경쟁을 한다. 적격심사낙찰제이든 종합심사낙찰제이든 공사수행 능력이나 사회적 책임 항목에 변별력이 미미하므로 최저가 입찰업체가 낙찰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제안 또는 대안 낙찰제에서도 설계점수를 중요하게 반영하지만 최저가 입찰이 승부수가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쟁입찰에서 최저가 경쟁 룰이 참여업체에게 가혹하기는 하지만 불공정하다거나 부당하다고 항변할 수는 없다. 실적경쟁이든 유자격자명부경쟁이든 PQ경쟁이든 지역제한경쟁이든, 경쟁입찰 방식에서 가격은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평가지표이다. 관건은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되고 계약된 가격으로 계약 내용을 실효적으로 이행할 수 있느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적 분업과 물류체계가 원활하지 못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철강,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나 일반 소비자 물가의 변동성이 크면 건설업체의 사업 리스크는 커진다. 계약에 반영된 물가가 이행 단계에서 하락한다면 건설업체의 수익이 증대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손실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물가 변동 반영 사항이 계약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 설령 업체가 손실을 겪더라도 부당하달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생산체계에서 업체의 귀책사유가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해 사업 리스크가 증대돼 업체가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면 발주자와 도급자의 리스크 분담 협조가 필요하다.
공공공사의 경우에는 사업 수행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효과성과 공익성도 필수적 이다. 발주기관은 계약 시점에 비해 물가 상승이나 환경규제 강화와 같은 외부 경제환경의 변화로 사후적으로는 예산 절감의 효율적 사업 수행을 실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사업의 수행 목적이 시설물의 사회경제적 기능과 효과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임을 고려하면 달리 판단할 수도 있다. 도급자의 손실을 유발시키는 계약 이행의 효율성이 사회경제적 가치와 효과를 높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가 연동 계약을 체결하고 하도급 대금을 인상한 경우 벌점을 경감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0월4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건설 공사 대금의 물가 연동은 오래된 숙제이다. 건설산업에만 공공사업 계약에 특혜를 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건설산업의 중층 원하도급 생산체계와 최저가 경쟁방식을 연계해 고려하면 적확한 처방책이 필요하다. 원도급자의 물가 상승 부담은 최저가 경쟁에 의한 하도급 계약에 전가될 수 있고, 하도급자의 불가항력적인 물가 상승의 부담률은 발주자의 계약 금액에 대비하면 물가 상승률 그 자체보다 증폭될 수밖에 없다.
불가피한 외부 경제 환경의 변동성은 원도급 공사대금에 연동돼야 하도급 대금 지급에도 연동될 수 있다. 하도급 계약 당사자는 발주자가 아닌 원도급자와 하도급자이지만 발주자의 공사 원가 조정 없이 원도급자만이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은 거의 불가능하다.
최저가 입찰경쟁은 낙찰자 선정이 단순명료하고 비용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입찰 참여 주체의 대응 역량이 미비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유발된다면 최저가 경쟁은 심대한 역효과를 파급시킬 수 있다. 외부 환경의 변동성이 사업 참여자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면 발주자가 사회적 가치화 효과를 고려한 공공공사 대금의 연동성을 높이는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한 예산 지출은 합리적이지만, 산업을 약화시키는 예산 절감은 본말이 전도됐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 대한전문걸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