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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SOC 예산의 질적 전환에 대비하자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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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SOC 예산은 27조5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3.8%가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26조5000억원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4.1%가 증가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변동성이 큰 편이다. 민간 건축을 포함한 내년 총 건설투자 규모는 올해와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확연하지만, 주택 수요, 금리, 원자재 가격 등의 변동성이 실질적인 민간 건설투자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SOC 투자는 점진적인 감소세가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총 재정지출은 5년 동안 연평균 5.5%의 증가세이지만 SOC 부문은 3.3% 증가세에 불과하다. 재정지출은 상대적이어서 어느 부문의 증가세는 다른 부문의 상대적 감소세를 필요로 한다. 환경, 보건, 복지, 고용 부문의 재정지출이 뚜렷하게 증가세인 반면 농림, 수산, 식품, SOC 부문은 상대적 감소세이다. 적어도 5년 이내에는 지난해와 올해와 같은 SOC 재정투자의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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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출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려면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더 징수하거나 국가채무를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에 대한 조세 총액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20.2%에서 내년에 20.7%로 높아지고 2025년에는 20.6%로 20%대를 유지하고, 각종 연금과 건강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올해 27.9%에서 내년에 28.6%, 2025년 29.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2021~2025년 재정지출 계획은 이미 국민의 조세 부담이 증대된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국가채무도 증가할 것을 전제로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는 올해 47.3%에서 2025년 58.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무가 늘어나면 장차 이자 지출도 비례해서 증대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국가채무가 무작정 늘어나는 것을 법으로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재정준칙’을 논의하고 있다. 국가채무가 6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매년 통합재정적자 폭을 ?3% 이내로 제한하는 준칙을 정하자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부합하는 재정준칙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걱정거리는 아니다.


결국 우리 정부가 세금을 더 걷거나 빚을 더 늘린다는 전제에서 향후 5년간 재정지출을 계획한 것이므로 SOC 부문의 재정지출 규모가 더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러면 건설업계가 받아들여야 할 점은 분명해진다. 현재와 같은 SOC 투자는 양적으로 점차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고, 질적으로 투자 대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건설업계가 지속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동인이기도 하다. 건설업계가 ‘필살기’로 휘둘러온 “SOC 투자 예산 증대”가 점점 더 효험이 떨어진다는 점을 절감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출 방식을 경기 주기나 패션 주기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SOC 투자방식의 몇 가지 특징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인구 감소와 기존 SOC 총량을 고려할 때 양적 투자에서 질적 투자로 방향이 뚜렷하게 전환된다는 점이다. 투자금액이 상승한다 하더라도 건설물량의 증가가 아니라 품질 단가가 상승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신규 시설물 건설 투자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유지보수 또는 리모델링 중심의 투자가 증대된다는 점이다. 탄소배출 감소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책이 전 세계적인 정책 우선순위를 나타낼 것이므로 신규 시설물 건설과 폐기물 배출의 규제는 강화될 것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의 유지보수나 리모델링 정도가 아니라 시설물 구조와 체질 자체를 변화시키는 복합적 전환이 될 것이다


셋째, 인적 물적 안전 위주의 질적 투자가 확충될 것이고 이는 건설업계의 경쟁구조와 수익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다. 기업의 전문성에 따라 건설업체의 경쟁력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넷째,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디지털 전환 기술의 활용도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재정지출의 효율화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메타버스 등 디지털 전환 기술 기반을 투자의 요건으로 확대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건설산업의 디지털화는 산업정책이기도 하지만 개별 기업의 경영전략이 돼야만 한다.


우리 건설업계가 SOC 투자 예산의 증감에 일희일비하던 시절은 멀리 떠나보내야 한다. 기업의 규모가 크든 작든 데이터 기반 현장 분석 기술을 필수화하고 AI, IoT, 메타버스 등의 디지털 기술을 수험생처럼 공부해야 한다. 이전의 좋은 시절은 지나갔지만 또 다른 좋은 시절을 맞이하도록 대응해야 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 
대한전문걸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