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방지법’이 국회에서 열기를 뿜고 있다.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얻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도 이례적으로 11월 4일 “도시개발 사업의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법안과 대책의 핵심은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이익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공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 개발업자의 이윤율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민간의 개발부담금을 상향 조정하려고 한다. 공급이 제한된 토지를 적법하고 공정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국민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 개발이익의 제한이 공정하고 타당한가? 아니면 공정하고 타당한 개발이 부당한 개발이익을 제한할 수 있는가?
두 사람이 함께 낯선 지역으로 출장을 갔다고 가정해 보자. 마침 현지에서 축제가 열려서 한 사람은 볼거리와 먹거리에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다른 한 사람은 낯선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과 긴장감이 싫어서 숙소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동행자가 혼자서 즐기는 행동이 불공평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일정에서는 동행자의 외출 시간과 장소를 일정한 범위 이내로 제한해야겠다고 작심하고 약속을 제안하게 되었다. 설령 동행자가 동의한다 하더라도 이 약속이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여길 수는 없다.
‘대장동 사건’은 돈 냄새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개발업자의 불법행위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부당한 의사결정의 결과라고 판단한다. 개발 책임을 진 공공기관이 일탈적인 개발업자의 탐욕을 제압하거나 관리하지 못한 결과이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개발 부담금 수준이 낮았다거나, 도시개발법에 개발이익의 제한 조항이 없었다는 점이 법망의 헛점이기 이전에 시행자의 관리 역량이나 의지가 결여된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6조의4 3항에는 사업자의 이윤율을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1-2기 신도시 건설의 경우처럼 도심 외곽 지역에 대규모 택지를 신속하게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개발이익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2013-14년 무렵부터 대규모 택지 조성의 필요성이 해소되면서 이 법의 용도도 약화되었다.
모든 법령은 고유한 제정 목적과 집행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법 준수는 철칙이다. 그렇지만 맹목적인 적용이나 해석이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개발이익을 엄격하게 제한하려면 법 집행 역량과 민주적 설득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민관 공동개발이면 공공의 공정한 관리 권한과 책임이 있고, 민간의 적법한 이익추구 권리와 책임이 있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개발사업을 이행할 역량과 여력이 없다면 민간을 감독하고 관리할 책임은 이행해야 한다. 영리한 민간 개발업자를 통제하기 보다는 법 조항으로 규제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여긴다면 공공의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공공기관이 행정편의를 추구하면 민간 기업은 더욱 편법을 찾기 마련이다.
경제학적 논리로 보면 이익 제한에는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타당한 근거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정상적이라면 이윤율이 높은 기업은 우수기업이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 높은 이윤율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일이 없다. 즉 이윤율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정당하고 타당한 이윤 창출행위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핵심이다. 이윤율의 높고 낮음을 제제의 근거로 삼으려면 부당한 이윤 창출 행위를 입증해야 한다. 경제학에서 “초과”의 개념을 사용할 때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초과공급이나 초과수요라고 할 때에는 균형점에 대비한 초과의 상태를 의미한다. 개발이익이 과다하다고 지적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개발이익”이란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한 토지 가액으로 명시하고 있다. 만일 월별 또는 자치지구의 평균지가변동률을 초과하여 개발이익이 발생한다면 이익분의 일부를 환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지에는 경영 역량과 책임성을 발휘할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다.
운전자가 표지판과 네비게이션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네비게이션의 지시에 의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면 운전자는 자주 네비게이션의 전원을 끄게 될 것이다. 독재가 단기적으로는 강력한 통치수단으로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주권을 말살하게 된다.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개발업자의 탐욕은 단호하게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적법하고 공정한 기업활동의 동기부여에 유리천정을 씌워서는 안 된다. 기업의 혁신과 창의적 경영 노력과 무관하게 이윤율의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발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족행위와 다름없다. 아이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신발을 신겨야 한다.
공공기관의 시력과 통찰력이 먼저 향상되어야 기업의 꼼수를 적발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경제의 흐름에 칸막이를 치고 인형극의 끈을 만지작거려서는 안 된다. 기업활동의 하향 평준화는 청년의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 대한경제
‘대장동 방지법’이 국회에서 열기를 뿜고 있다.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얻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도 이례적으로 11월 4일 “도시개발 사업의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법안과 대책의 핵심은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이익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공공과 민간의 공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 개발업자의 이윤율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민간의 개발부담금을 상향 조정하려고 한다. 공급이 제한된 토지를 적법하고 공정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국민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 개발이익의 제한이 공정하고 타당한가? 아니면 공정하고 타당한 개발이 부당한 개발이익을 제한할 수 있는가?
두 사람이 함께 낯선 지역으로 출장을 갔다고 가정해 보자. 마침 현지에서 축제가 열려서 한 사람은 볼거리와 먹거리에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다른 한 사람은 낯선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과 긴장감이 싫어서 숙소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동행자가 혼자서 즐기는 행동이 불공평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일정에서는 동행자의 외출 시간과 장소를 일정한 범위 이내로 제한해야겠다고 작심하고 약속을 제안하게 되었다. 설령 동행자가 동의한다 하더라도 이 약속이 공정하고 타당하다고 여길 수는 없다.
‘대장동 사건’은 돈 냄새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개발업자의 불법행위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부당한 의사결정의 결과라고 판단한다. 개발 책임을 진 공공기관이 일탈적인 개발업자의 탐욕을 제압하거나 관리하지 못한 결과이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개발 부담금 수준이 낮았다거나, 도시개발법에 개발이익의 제한 조항이 없었다는 점이 법망의 헛점이기 이전에 시행자의 관리 역량이나 의지가 결여된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6조의4 3항에는 사업자의 이윤율을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1-2기 신도시 건설의 경우처럼 도심 외곽 지역에 대규모 택지를 신속하게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개발이익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2013-14년 무렵부터 대규모 택지 조성의 필요성이 해소되면서 이 법의 용도도 약화되었다.
모든 법령은 고유한 제정 목적과 집행 효과가 있다.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법 준수는 철칙이다. 그렇지만 맹목적인 적용이나 해석이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개발이익을 엄격하게 제한하려면 법 집행 역량과 민주적 설득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민관 공동개발이면 공공의 공정한 관리 권한과 책임이 있고, 민간의 적법한 이익추구 권리와 책임이 있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개발사업을 이행할 역량과 여력이 없다면 민간을 감독하고 관리할 책임은 이행해야 한다. 영리한 민간 개발업자를 통제하기 보다는 법 조항으로 규제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여긴다면 공공의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공공기관이 행정편의를 추구하면 민간 기업은 더욱 편법을 찾기 마련이다.
경제학적 논리로 보면 이익 제한에는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타당한 근거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정상적이라면 이윤율이 높은 기업은 우수기업이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 높은 이윤율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일이 없다. 즉 이윤율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정당하고 타당한 이윤 창출행위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핵심이다. 이윤율의 높고 낮음을 제제의 근거로 삼으려면 부당한 이윤 창출 행위를 입증해야 한다. 경제학에서 “초과”의 개념을 사용할 때는 분명한 기준이 있다. 초과공급이나 초과수요라고 할 때에는 균형점에 대비한 초과의 상태를 의미한다. 개발이익이 과다하다고 지적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개발이익”이란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한 토지 가액으로 명시하고 있다. 만일 월별 또는 자치지구의 평균지가변동률을 초과하여 개발이익이 발생한다면 이익분의 일부를 환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토지에는 경영 역량과 책임성을 발휘할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다.
운전자가 표지판과 네비게이션을 선택하여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네비게이션의 지시에 의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면 운전자는 자주 네비게이션의 전원을 끄게 될 것이다. 독재가 단기적으로는 강력한 통치수단으로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국민의 주권을 말살하게 된다.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개발업자의 탐욕은 단호하게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적법하고 공정한 기업활동의 동기부여에 유리천정을 씌워서는 안 된다. 기업의 혁신과 창의적 경영 노력과 무관하게 이윤율의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발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족행위와 다름없다. 아이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신발을 신겨야 한다.
공공기관의 시력과 통찰력이 먼저 향상되어야 기업의 꼼수를 적발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경제의 흐름에 칸막이를 치고 인형극의 끈을 만지작거려서는 안 된다. 기업활동의 하향 평준화는 청년의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출처 : 대한경제